심야괴담회 원피스만 입는 여자 (부활 강령술)

심야괴담회 원피스만 입는 여자 (부활 강령술), 강원도에서 귀농 생활 중인 유철진(가명)씨가 겪은 괴담인데 그동안의 괴담들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심야괴담회 원피스만 입는 여자 (부활 강령술)

시골에서 일어나는 진짜 괴담은 바깥에 알려지지 않는다.

왜냐면 다들 쉬쉬하고 숨기기 때문이다.

한때 마을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뉴스에는 전혀 나오지 않은 비밀스러운 사건이다.


이 마을에 귀농을 한지 2년째 되는 해였다.

귀농하고 처음으로 서울 부모님댁에 갔다가 한 달 만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차를 몰고 마을로 통하는 유일한 다리로 들어섰는데 도로 한 가운데 누워있는 개를 발견하고 간신히 차를 세웠다



그리고 다급히 내려서 보니까 개는 이미 죽은 상태였는데 머리가 없고 몸통만 남은 채 잔인하게 죽어있었다.

그 기괴한 광경에 나는 소름이 끼쳐서 아무 조취도 못하고 자리를 급히 떠났다.


찜찜한 기분으로 집 앞에 도착했는데 마침 퇴근하던 이웃집 부부가 보였다.

인사를 건넸더니 화들짝 놀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여자의 남편이 나타나서 "빨리 집에 들어가는 게 좋을 거야"라고 말하고는 집으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인사 한마디 건넸을 뿐인데 이상하리만큼 부부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이웃들의 수상한 반응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평소 가깝게 지냈던 이웃집 할머니가 쓰레기를 버리려 나오셨길래 인사를 했더니 내 말이 안들리는 것처럼 무시한 채 도망가는 것이었다.


'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 마을에 무슨 일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상한 마을 모습에 진실을 알려줄 사람을 떠올리는데 읍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친한 동생이었다.

마을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었는데 한참을 망설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동생: 요 앞에 다리 건너오실 때, 뭐 못 보셨어요?


순간 머릿속에 몸통만 남은 개의 사체가 떠올랐다.


나: 안 그래도 개가 한 마리 죽어있던데 

동생: 또 그 여자가 했나 보네... 몇 주 전부터 다리 위에서 귀신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나: 귀신?



내가 서울에 가고 며칠 뒤부터 그 귀신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매일 밤 형형색색의 원피스를 입고 다리 위에 나타난다는 걸어다닌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희한한 건 그 누구도 그 귀신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느 방향에서 봐도 오직 귀신의 뒷모습만 목격된다는 것.

지금도 귀신의 뒷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한다는 주민들이다.


여자가 그 도로를 걸어가는 걸 목격하고 차를 돌려서 오면 없었다.

그래서 찾아보려고 이쪽저쪽 다 돌았지만 없었다.

한 두번 본게 아니였고 아내도 보고 형도 보고 많이 봤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철물점 하는 성민(가명)이가 귀신을 잡아서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큰 소릴 쳤는데 다리 위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동생: 이럴 게 아니라 얼른 집에 들어가요.


그렇게 더욱 찜찜한 기분으로 결국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제의 다리 위로 들어섰는데 분명히 아무도 없던 갓길에 어떤 여자가 긴 머리에 뾰족한 하이힐을 신고 원피스를 입은 모습으로 다리 위를 걸어가고 있었다.

식당 동생에게 들었던 그 여자였다.

'설마 마을 사람들이 봤다던 그 귀신인가'라는 생각으로 여자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차 속도를 줄이고 좀 더 자세히 살펴봤더니

어깨가 심하게 굽어있는데 키가 190cm가 넘어 보였다.


원피스 아래로 보이는 다리는 혈관이 울룩불룩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튀어나와 있었다.

분명히 사람일리가 없었다

놀란 가슴 애써 부정하며 다시 여자를 보는데 그 여자 귀신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주변을 둘러봤지만 어디에도 여자가 보이지 않았고 무언가가 큰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그렇게 집으로 왔는데 난생 처음으로 귀신을 봐서 그런지 잠이 오질 않았다.

그러다가 겨우 잠이 들었는데 정체 모를 소음에 잠을 깨고 말았다.

"도와주세요" 라고 옆집 할머니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황급히 옆집으로 달려갔는데 할머니는 바들바들 떨고 계셨는데 바닥에 피투성이가 된 닭들이 널려있었다.



할머니: 봤어, 내가 봤어!!

나: 할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누가 이랬는지 보셨어요?

할머니: 그 귀신이야... 그것이 또 찾아왔어


할머니는 며칠 전부터 밤마다 원피스 귀신이 닭장 주변에 나타났다면서 아무래도 닭을 죽이고 그 피를 가져가는것 같다고 말했다

그 말에 나는 '귀신인지 뭔지 더 이상 활개를 못 치게 내가 만들어 줄 테다' 라는 생각했다


다음 날 밤이었다.

한 손에 커다란 망치를 들고 여자가 나타나기 만을 기다렸다.

그때 닭 울음소리가 들려와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옆집 닭장으로 향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닭 울음소리를 따라 가더니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살아있는 닭을 물어뜯으면서 먹고 있었다.

순간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지만 용기를 내어 여자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데 부스럭 소리에 여자가 움직임을 멈추더니

"방해하지마"라고 괴성을 지르며 죽은 닭은 들고 도망쳤다.


곧바로 뒤를 쫓았지만 하이힐을 신고도 기괴할 정도로 어찌나 빠르던지 결국 놓치고 말았다.

오로지 원피스 귀신의 정체를 밝혀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그 순간 바닥에 닭의 핏자국이 눈에 들어와 여자가 남긴 흔적이라 확신하고 핏자국을 따라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다

얼마나 찾아 헤멨을까?


어디선가 역겨운 악취가 풍겨왔는데 저 멀리 시선 끝에 텐트가 하나 보였다.

가까이가서 살펴보자 동물의 사체가 수북하게 쌓여있고 그 앞에 원피스 귀신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마을을 공포에 빠트린 원피스 귀신의 정체는 다름 아닌 사람이었다.

그것도 남자였다

심야괴담회 시즌3


서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 작은 마을에서 처음 보는 낯선 얼굴이었다.

곧이어 텐트가 열리면서 또 다른 남자가 보였고 낡은 침낭의 지퍼를 내리는데 안에 든 것은 부패 된 여자의 시신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충격적인 장면에 정신차릴 수 없었다.

그때 시신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더니 입고 입던 빨간색 원피스를 시신에게 덮힌 다음 죽음 짐승의 피를 뚝뚝 떨어트리고 있었다.


남자: 엄마.. 그만 일어나야지

심야괴담회


그리고는 죽은 여자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더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는데 어느 새 두 남자는 광기 어린 눈빛으로 허공을 보며 웃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애써 정신을 차리고 경찰에 신고하려는데 긴장한 탓인지 손이 덜덜덜 떨려서 핸드폰이 미끌어져 떨어지는 순간

서늘해진 분위기에 고개를 돌리자 두 남자가 "사탄아! 물러가라!!"라고 괴성을 지르며 미친 듯이 쫓아왔다

남자들을 피해 산 아래로 황급히 도망쳐서 겨우 마을 입구에 도착했을 쯤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그날 밤 텐트가 있는 산속으로 경찰이 출동했다.


이후 마을 이장님께 두 남자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3개월 전 아버지와 아들이 캠핑 장비를 잔뜩 챙기고 마을에 왔는데 두 남자가 산속에 텐트를 칠때만해도 사이좋은

부자가 장박을 하러왔나하고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숨겨진 일행 한 명이 있었다

그건 바로 커다란 가방 안에 들어있는 죽은 엄마였다.


두 남자는 죽은 가족을 되살리는 부활 의식을 위해서 시체를 신고 우리 마을에 찾아왔던 것이다.

아들이 여장을 하고 매일 원피스를 갈아입어 마을 돌아다닌 것도 동물들을 죽여 그 피를 모으던 것도 그 모든 과정이

부활 의식을 위한 것이었다.

그렇게 매일 밤 아버지와 아들은 큰소리로 주문을 외우며 시신의 부활을 기다렸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신문에 나오지 않았지만 이 마을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 우리끼리만 알고 있는 비밀스러운 사건이다

어느 마을에나 낯선 이방인에게는 숨기는 비밀이 하나쯤은 있다.




심야괴담회 옥반지 (신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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